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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김한승 - <나는 아무개지만 그렇다고 아무나는 아니다> / 추수밭

by pposooj 2026. 4. 8.


나는 아무개지만 그렇다고 아무나는 아니다

김한승 / 추수밭


💭

인류 원리는 우리 스스로를 ’아무개‘로 여기라고 권유합니다. 스스로를 아무개로 볼 때 자신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것들이 생겨난다고 말하는 겁니다. 

 

 

‘인간은 평범하게 비범하다.’ 우리는 각자 비범하지만, 모두가 비범한 가운데에서 나의 비범함은 전혀 특별한 것이 아니므로 우리는 평범하다. 《나는 아무개지만 그렇다고 아무나는 아니다》는 인간 중심의 근대 철학을 비판하고, ‘인류 원리’라는 낯선 개념에 천착하여 우리 스스로를 특별한 위치에 있다 생각하지 않을 것. 즉, ’아무개‘로 여길 것을 권하고 있다. 특정성을 벗어난 ‘아무개’가 되어 ’나‘와 ’너‘의 위치가 다르지 않음을 인정하는 것이 인류 원리의 정신이다.

 

우리가 가진 편향성은 우리에게 특정성을 부여하고 비범하게 만들지만, 이런 편향성 때문에 편견에 빠질 수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편견에 빠지지 않는 방법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편향성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사랑하는 것이다. 어떤 편견이 나의 편향성에서 비롯된 편견임을 인지하는 순간 우리는 편견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리는 어떻게 생존 조건을 모두 갖춘 지구에 존재할 수 있는가? 이것은 우연치고는 너무 절묘하기 때문에, 종교계나 목적론자들은 의도를 가진 누군가가 생명체를 존재하게 하기 위해 적합한 환경을 설계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인류 원리의 관점에서 보면 먼저 적합한 환경이라는 조건이 선행되었기 때문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며, 우리가 이미 존재하고 있으므로 우주에 생명체가 존재하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닐 수 있다고 말한다. 환경이 먼저냐 탄생이 먼저냐는 자칫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논쟁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인류 원리는 자칫 특별한 일로 여길 수 있었던 많은 경우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데에 의의가 있어 보인다.

 

공들여 천천히 읽었음에도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확률 부분에서는 머리가 지끈거리기도 했다. 사실 지금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우리가 관찰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자신이 갖고 있는 특성 때문에 도저히 관찰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점을 망각하기 쉽습니다. (…) 자신의 위치가 ’매우 객관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사실은 자신의 위치를 매우 특별한 것으로 만든다는 점을 모르는 것이죠. (68)

 

여러분은 아무개가 될 때에 힘을 갖습니다. 인류 원리가 갖는 통찰력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인류 원리는 우리 스스로를 ’아무개‘로 여기라고 권유합니다. 스스로를 아무개로 볼 때 자신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것들이 생겨난다고 말하는 겁니다. 역설적인, 그래서 매혹적인 가르침입니다. 다른 사람은 우리를 아무개로 여기지만 우리 자신에게 우리는 결코 아무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158~159)

 

선택의 갈림길에서 세 가지 길을 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각 길을 택했을 때 그 결과가 어떠할지를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그 결과가 어떤지를 정확히 알 수 있는 길은 단 하나, 자신이 선택한 길밖에 없는 것이죠. 선택하지 않은 다른 길을 택했더라면 어떤 결과가 있을지는 짐작할 수 있어도.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정확히 알 수는 없기 때문이죠. (256)

 

인생의 갈림길에서 하나의 선택을 다른 것보다 더 바람직하게 만드는 것은, 그 선택이 앞으로 어떤 일들을 만들어내는지와도 관련이 있지만 과거의 노력을 얼마나 보람되게 만드는지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259)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엄격하게 분리하려는 생각도 인류 원리의 정신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그런 생각은 현재의 자신이 특별한 위치에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합니다. ‘새로운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은 과거 자신과 결별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자신이 갖고 있던 잘못된 습관이나 행위와 결별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과거와 현재의 연결성에 주목하고 과거의 자신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과거의 노력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입니다. (260~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