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30 김연수 - <이토록 평범한 미래> / 문학동네 이토록 평범한 미래김연수 / 문학동네💭우리가 달까지 갈 수는 없지만 갈 수 있다는 듯이 걸어갈 수는 있다. 달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만 있다면. 끝없는 비관과 싸울 때 미래를 기억할 수 있다면, 고난이 끝난 뒤에 두 번째로 불어올 바람을 기억할 수 있다면, 우리는 희망의 방향으로 ‘달까지 걸어가는 것처럼’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게 쉽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 지금 당장의 상황에서는 그런 미래를 떠올리는 것조차 어려운 순간들이 더 많다. 그래도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평범한 미래’가 분명히 존재할 거라는 생각, 그 가능성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 미래에는 우리가 붙잡으려 애썼던 모든 사랑이 바람으로 불어올 것이다. 8개의 단편 중 과 가 특히 좋았다. 읽으.. 2026. 4. 5. 우다영 - <그러나 누군가는 더 검은 밤을 원한다> / 문학과지성사 그러나 누군가는 더 검은 밤을 원한다우다영 / 문학과지성사💭우리는 우리를 벗어나는 방식으로 매 순간 완전해지고 있었다. 칠흑 같은 어둠 속 작은 빛처럼, 가만가만하고 고요하게 결국은 희망을 이야기하는 아름다운 소설집이었다. 조용한 문장들에 담긴 울림이 생각보다 깊고 묵직했다. SF라는 장르적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이야기의 중심엔 결국 '존재'에 대한 질문들이 있었다.워낙 SF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생각할 거리가 많은 이야기들에 더 끌리는 편이다. 이 작품도 읽는 동안 몇 번이나 책장 넘기는 걸 잊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읽고 또 읽었다. 도서관에 갔다가 흥미로운 제목에 이끌려 선택하게 되었는데, 취향에 딱 맞는 작품을 만나 행복해졌다. 에 수록된 다섯 개의 단편 중, '우리 사이에 칼이 있었네',.. 2026. 4. 5. 김영민 -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 어크로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김영민 / 어크로스💭죽음에 대해 생각 함으로써 죽음을 삶으로부터 몰아낼 수 있다. 삶을 병들게 하는 뻔뻔한 언어들과 번쩍이는 가짜 욕망들을 잠시 몰아낼 수 있다. 아무런 정보 없이 제목만 보고 덜컥 골랐는데, 본문을 읽어보니 도서관에서 프롤로그까지 읽었을 때 예상했던 내용과는 전혀 달라서 일단 1차 당황.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특유의 유머 코드에 2차 당황.그런데 이 낯섦이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하자 오히려 문장들이 더 또렷하게 다가왔다. 처음엔 거리감이 있었지만, 그 간극이 좁혀지는 순간부터는 책이 꽤 빠르게 읽혔다. 결국 끝까지 읽고 나니, 이 책은 단순히 ‘죽음’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라 삶을 더 선명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2026. 4. 4. 아고타 크리스토프 -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까치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아고타 크리스토프 (용경식 옮김) / 까치💭아무것도 쓰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잊혀질 걸세 표지부터 압도적이다. 지금은 새로 디자인된 커버로 양장판이 나와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이 버전의 표지를 좋아한다. 물론 과감한(?) 스포일러와 띠지에나 있어야 할 것 같은 홍보문구들은 지금 봐도 아찔하지만, 에곤 실레의 그림과 책의 날 것 같은 분위기가 묘하게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투박하고 거칠지만, 그래서 진실에 더 가까워보이는 이미지.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표지가 왜 책과 더 잘 어울리는지 알게 된다. 눈을 돌리고 싶어도 결국 마주하게되는 불편한 진실들. 그런 면에서 새로운 양장본이 아무리 예뻐도 나는 이 구판 표지가 이 책에 더 잘어울리는 얼굴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 2026. 4. 4. 임선우- <유령의 마음으로> / 민음사 유령의 마음으로임선우 / 민음사💭산과 나는 이제 슬픈 마음 없이도 누군가를 그리워할 수 있었다. 소설집 는 세상에서 가장 사소해 보이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일인 이해에 관한 이야기라고 느꼈다. 이 책의 인물들은 일상 한가운데에 예기치 않게 판타지적인 순간이 끼어들어도 크게 놀라거나 그 상황을 밀어내지 않는다.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맞서 해결하려 드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런 낯선 일들을 자기 삶의 일부처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자신이 무엇을 느끼는지 오래 들여다본다. 그래서 이 소설집이 좋았다. 특별한 사건이 인물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작은 마음의 움직임과 그로인해 쌓인 이해가 사람을 조금씩 다른 자리로 옮겨놓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읽고 나면 거창한 교훈보다도,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이 결국.. 2026. 4. 3. 손원평 - <튜브> / 창비 튜브손원평 / 창비💭행동에 목표를 없애는 거지. 행동 자체가 목표인 거야. 나는 자기 계발서에 좀 시큰둥한 편이다. 기질상 크게 욕심이 없어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하는 일이 잘 없기 때문에 거창한 목표를 가진 사람들에 공감이 잘 안 가는 것도 있고, 실패를 딛고 결국 성공을 쟁취하는 이야기가 동기부여가 된다기보다 살짝 피곤한 느낌이라 외면하고 싶달까.. 솔직히 얘기하자면 그런 식으로 자신을 몰아붙이며 살아갈 자신이 없다는 게 이유인 것 같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여러번 '소설판 자기 계발서'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다른 자기 계발서와는 다르게 마음이 약간 움직었던 것은 이 이야기가 빛나는 성공담이 아닌 그저 뭔가를 좋게 바꿔보려고 하는 김성곤 안드레아의 발버둥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별 기대없이 .. 2026. 4. 3. 이전 1 2 3 4 5 다음